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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빌드 2026: 오픈AI 없이 만든 추론 AI MAI, 성능이 Claude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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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관계가 10년 만에 근본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6월 2일(현지 시간), MS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연례 개발자 행사 빌드 2026을 열고 자체 AI 모델 제품군 'MAI' 7종을 한꺼번에 공개했다. 그중 핵심은 MAI-Thinking-1 — 오픈AI의 데이터를 단 한 줄도 쓰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 개발한 MS 최초의 추론 모델이다.

빌드 2026 행사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 MAI AI 모델 발표 장면, 화려한 무대 조명과 디지털 스크린

7개를 한 번에 쏟아냈다

공개된 모델 목록은 이렇다. 추론 모델 MAI-Thinking-1, 코딩 특화 MAI-Code-1 Flash, 이미지 편집 MAI-Image 2.5와 MAI-Image 2.5 Flash, 음성 전사 MAI-Transcribe 1.5, 음성 생성 MAI-Voice-2와 MAI-Voice-2 Flash. 텍스트·이미지·음성 3개 분야를 한 방에 커버하는 풀스택 라인업이다.

MAI-Thinking-1의 스펙을 보면 활성 파라미터 350억 개, 컨텍스트 256K 토큰이다. 크기만 놓고 보면 GPT-5나 Claude Opus보다 작다. 그런데 MS는 여기서 꽤 공격적인 주장을 내놨다. 독립 심사단 맹검(blind) 평가에서 Claude Sonnet 4.6을 이겼고, 코딩 벤치마크 SWE-bench Pro에서는 Claude Opus 4.6과 동급이라는 것이다.

수학 벤치마크 수치도 내세웠다. AIME 2025에서 97.0%, AIME 2026에서 94.5%. 아직 현업 배포 전 수치라 실사용 검증이 필요하지만, 숫자 자체는 나쁘지 않다. 특히 SWE-bench Pro는 실제 소프트웨어 버그 수정 능력을 보는 지표라 단순 암기형 벤치마크보다 의미 있다는 평가가 있다.

비용 측면도 명확히 강조했다. 기존 오픈AI 모델 대비 토큰당 비용이 낮다고 했는데, 이게 기업 고객 입장에서는 실제로 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AI 벤치마크 성능 비교 데이터 시각화, 발광하는 차트와 신경망 노드, 마이크로소프트 MAI 경쟁 모델 비교

왜 오픈AI 없이 만들었나

솔직히 나는 모델 성능 수치보다 이 부분이 더 흥미롭다. MS가 갑자기 독립 모델을 만들기로 한 게 아니다. 배경에는 지난 1~2년간의 관계 변화가 깔려 있다.

오픈AI는 공익영리법인(PBC)으로 지배구조를 전환하면서 MS의 지분을 32.5%에서 27%로 줄였다. 동시에 MS가 보유하던 오픈AI 모델 독점 판매·호스팅 권한도 지난 4월 계약 재조정으로 사라졌다. 이제 오픈AI는 AWS, 구글 클라우드 등 MS 경쟁사에도 자사 모델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MS 입장에서는 오픈AI에 1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는데, 그 투자 자산이 경쟁사로도 흘러가는 구조가 된 셈이다. 사업적으로 불편한 상황이다.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오픈AI 의존도를 계속 유지하든가, 아니면 자체 역량을 키우든가.

MS 측이 후자를 선택한 이유가 이번 빌드에서 명확해졌다. 무스타파 술레이만 MS AI CEO가 직접 나서 MAI 제품군을 발표했는데, 그는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출신으로 AGI 다음 단계인 슈퍼인텔리전스 개발을 목표로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온 인물이다. 단순히 비용 절감용 모델을 만든 게 아니라는 뜻이다.

파트너에서 경쟁자로

이 변화가 업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MS가 모델을 냈다는 사실 때문만이 아니다. MS는 오픈AI의 최대 후원자였는데, 이제 그 투자 대상을 직접 겨냥하는 모델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지원군이 경쟁자가 되는' 전환이 공식화됐다.

개인적으로 이 상황이 좀 기묘하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MS는 오픈AI 없이는 생성형 AI 레이스에서 한참 뒤처졌을 거다. 그 투자 덕분에 코파일럿을 윈도우와 오피스에 넣고, 빙을 되살렸고, Azure를 AI 인프라 표준으로 키울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 그 오픈AI를 직접 상대하는 모델을 개발했다는 건 오픈AI를 더 이상 전략적 자산으로만 보지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오픈AI가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고 클라우드 인프라를 AWS·구글과도 나누기 시작하면서, 양사의 이해관계는 이미 갈라지고 있었다. 이번 MAI 발표는 그 갈라짐의 외부 선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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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와 기업 고객한테는 뭐가 달라지나

MAI-Thinking-1은 현재 Azure AI Foundry에서 프라이빗 프리뷰로 접근 가능하다. 일부 코파일럿 서비스에는 이미 MAI 모델이 탑재됐다고 한다. 사용자들이 눈치채지 못했을 수 있지만, 사실 MS 자체 모델이 이미 뒤에서 돌아가고 있었던 셈이다.

MAI-Code-1 Flash는 코딩 특화 모델로 가성비 포지셔닝이 핵심이다. 경쟁 추론 모델들이 대규모 파라미터로 높은 비용을 요구하는 반면, 이쪽은 35B 규모로 실용적인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개발팀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지점이다.

MAI-Transcribe 1.5는 한국 기업들 입장에서 주목할 가능성이 있다. MS가 한국어 지원을 얼마나 잘 챙기느냐에 따라 B2B 음성 AI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공개된 한국어 벤치마크 데이터는 없지만, 코파일럿 한국 사업을 키워온 MS가 이 부분을 소홀히 할 가능성은 낮다.

5파전이 됐다

지금 AI 모델 시장은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메타가 각자 플래그십 모델로 싸우는 4강 구도에 가까웠다. 여기에 MS가 독자 모델로 뛰어들면서 사실상 5파전이 됐다.

더 흥미로운 건 이 5개 플레이어 중 MS만이 모델 공급자이면서 동시에 최대 규모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배포 채널(오피스, 윈도우, Azure)을 보유한 유일한 존재라는 점이다. MAI 모델이 성능에서 1~2등을 못 하더라도, 기업 고객에게 코파일럿과 묶어서 패키지로 제공하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

이 점에서 오픈AI나 앤트로픽보다 MS가 독자 모델에서 빠르게 수익을 낼 구조적 조건이 갖춰져 있다고 본다. 최고의 AI를 만들 필요도 없다. 충분히 좋고, 더 싸고, 이미 쓰고 있는 소프트웨어에 통합돼 있으면 된다. 그게 기업 시장의 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