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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RTX 스파크 발표에 인텔 7% 폭락 — 컴퓨텍스 2026 최대 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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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일 오전, 대만 타이베이 컴퓨텍스 현장에서 젠슨 황이 무대에 올랐다. 그가 꺼낸 카드는 예상보다 훨씬 컸다. 뉴욕 증시에서 인텔이 장 시작과 동시에 7% 넘게 급락했고, AMD도 4% 이상 빠졌다. 엔비디아가 처음으로 윈도우 PC용 프로세서를 만들었다고 선언한 것이다.

엔비디아가 만든 PC 칩의 정체
'RTX 스파크(RTX Spark)'라는 이름이 붙었다. 정식 명칭은 RTX 스파크 슈퍼칩. 대만 미디어텍과 공동 설계했고 TSMC 3나노 공정으로 찍는다.
구성이 흥미롭다. CPU는 ARM 코어텍스-X925 10개와 A725 10개, 총 20코어로 이뤄진 그레이스(Grace) 아키텍처다. 여기에 블랙웰 RTX GPU — CUDA 코어 6,144개, 5세대 텐서 코어 — 를 NVLink-C2C로 직결한다. CPU-GPU 간 대역폭이 600 GB/s다.
메모리가 키포인트다. 최대 128GB LPDDR5X를 CPU와 GPU가 함께 쓰는 통합 메모리로 구성한다. 맥북 프로가 최대 128GB 통합 메모리를 내세운 게 고작 작년이었는데, 엔비디아는 같은 숫자를 윈도우 ARM 진영에 들이밀었다.
AI 성능은 최대 1페타플롭(FP4 기준). 이게 얼마나 큰 숫자냐면, 젠슨 황이 직접 설명했다. "RTX 스파크 한 대면 1200억 파라미터 LLM을 로컬에서 돌릴 수 있고, 컨텍스트 윈도우는 100만 토큰까지 된다." GPT-4급 모델을 인터넷 없이 노트북에서 구동한다는 얘기다.
올 가을부터 ASUS, 델, HP, 레노버, MSI,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등 6개 OEM에서 노트북과 소형 데스크탑 제품을 출시한다.
왜 하필 지금인가
솔직히 말하면, 타이밍이 너무 좋다. 퀄컴이 2025년 말 마이크로소프트와 맺었던 윈도우 ARM 독점 계약이 만료됐다. 3년 넘게 스냅드래곤 X 시리즈가 코파일럿+ PC를 독점하다시피 했는데, 그 빗장이 풀린 것이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이만한 기회가 없다. GPU 아키텍처, AI 소프트웨어 스택(CUDA), OEM 파트너십 — 셋 다 갖고 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 서피스 랩탑 울트라에 RTX 스파크를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파트너가 아니라 공동전선이다.
젠슨 황은 이걸 "40년 만의 PC 재창조"라고 불렀다. 1980년대 IBM PC가 x86 아키텍처를 표준으로 굳힌 이후 처음으로 판 자체를 뒤집는다는 선언이다.

인텔이 무너진 이유
인텔 주가가 7% 빠진 건 당연한 반응이다. 서버에선 이미 ARM이 x86을 압박하고 있고, 데이터센터 AI 가속기 시장은 엔비디아가 장악했고, 이제 마지막 남은 PC 시장까지 건드렸으니까.
립부 탄 인텔 CEO가 같은 날 컴퓨텍스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차세대 게이밍 핸드헬드용 '아크 G3'와 2027년 출시 예정인 '노바 레이크' 프리뷰를 공개했다. 하지만 시장은 별 반응이 없었다. RTX 스파크 발표 이후 모든 시선이 엔비디아에 쏠렸기 때문이다.
AMD는 좀 억울한 케이스다. 이번 컴퓨텍스에서 키노트도 없었다. 제품 사이클 한가운데 있다는 이유로 발표를 아꼈는데, 공교롭게도 엔비디아 발표의 충격파를 고스란히 맞았다. 주가가 4% 이상 빠진 건 직접적 피해보다 심리적 위축 쪽이 크다.
퀄컴도 나쁜 상황이다. 스냅드래곤 X 엘리트 3세대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RTX 스파크의 스펙 앞에서 빛이 바랬다. QCOM 주가도 장전 거래에서 하락했다.
ARM이 반겼고, x86이 긴장한다
ARM홀딩스 공식 성명이 나왔다. "RTX 스파크는 차세대 에이전틱 PC의 이정표"라고 표현했다. 이날 ARM 주가는 오히려 올랐다. IBM과 HP도 상승했다. 엔비디아가 만든 생태계 확장의 수혜를 받는 구도다.
x86 기반 앱 호환은 마이크로소프트의 Prism 에뮬레이터가 처리한다. 퀄컴 스냅드래곤 PC에서 이미 수년간 쌓인 기술이다. 에뮬레이션 성능 손실이 아직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지만, 네이티브 ARM 앱이 빠르게 늘고 있어 실사용 문제는 줄어드는 추세다.
나는 이 발표를 보면서 애플 M1 출시 당시가 떠올랐다. 2020년 애플이 인텔을 버리고 M1을 발표했을 때도 시장은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지금 그 결과는 모두가 안다. RTX 스파크가 그 궤적을 따라갈 수 있을지는 OEM 완제품 품질과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달려 있다.

진짜 의미
10년 넘게 PC 시장을 취재하면서 보면, 이런 발표가 나올 때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하나는 실제로 판을 바꾸는 것, 다른 하나는 화려한 스펙에 비해 실제 제품이 실망스러운 것.
RTX 스파크의 강점은 소프트웨어다. CUDA 생태계 — 수천 개의 AI 앱, 게임 RTX 지원, 엔비디아의 드라이버 역량 — 가 뒤에 있다. 퀄컴이 아무리 스펙을 올려도 엔비디아 수준의 AI 소프트웨어 스택을 단기간에 만들 수 없다. 그게 결정적인 차이다.
다만 변수가 있다. 가격이 아직 안 나왔다. 128GB 통합 메모리에 TSMC 3nm면 싸게 나올 리 없다. 맥북 프로 수준의 가격대가 형성된다면 소비자 시장보다 전문가·개발자 시장에서 먼저 퍼질 것 같다.
어떻게 되든, 오늘 컴퓨텍스 2026은 기억에 남는 날이 됐다. 40년 가까이 이어진 x86 체제에 엔비디아가 처음으로 정면도전장을 냈다. 인텔 주가 7% 하락이 그 무게를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