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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72%의 역설: 삼성 파운드리에 뉴럴링크·구글 TPU가 몰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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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뉴럴링크의 4세대 뇌이식 칩을 처음 수주했다. 뉴럴링크 1세대부터 3세대까지 칩 생산을 독점해온 건 TSMC였다. 그 TSMC가 올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 72%를 기록한 시점에, 역설적으로 삼성에 일감이 몰리기 시작했다.

삼성 파운드리 생산라인

이 구도가 흥미롭다. TSMC가 강해질수록, 삼성에 기회가 생긴다. 공급망 병목이 빅테크들에게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어서다.

뇌에 들어가는 칩, 왜 삼성인가

뉴럴링크가 삼성 파운드리를 선택한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1세대부터 3세대까지는 TSMC가 맡았고, 업계에서 삼성이 뉴럴링크와 접점을 가질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더 흥미로운 건 공정 선택이다. 삼성은 현재 가장 앞선 2나노 공정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뉴럴링크 4세대 칩은 4나노 공정으로 만들기로 했다. 머릿속에 심는 칩이니까다. 불량 하나가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장치에 검증이 덜 된 최첨단 공정을 쓸 이유가 없다. 테스트용 칩은 내년 상반기 출하, 양산은 이르면 내년 말이 목표다.

뉴럴링크는 올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장치 양산을 본격화하면서 수술 자동화까지 추진 중이다. 지난해 9월 기준 12명이 뇌 임플란트를 이식받아 생각만으로 디지털 기기를 제어하고 있다. 머스크는 2026년까지 1,000명 이상 환자에게 임플란트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양산 계획이 삼성과 맞닿아 있다.

TSMC 72%가 만든 아이러니

2026년 1분기,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이 72%를 넘어섰다. 매출은 358억 6,00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6.3% 올랐다. 반면 삼성 파운드리는 같은 기간 매출이 32억 달러 수준으로 5.8% 빠지며 점유율 6.5%까지 밀렸다. 중국 SMIC(5.1%)가 삼성의 뒤를 좁혀오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시장 점유율 경쟁 구도

수치만 보면 삼성이 완패다. 그런데 시장 안을 들여다보면 다른 그림이 보인다. TSMC에 주문이 몰리면서 생산 병목이 심해지고 있다. AI 서버용 GPU, 스마트폰 AP, 자동차용 칩까지 죄다 TSMC에 줄 서 있는데, 3nm 이하 첨단 공정 캐파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다.

빅테크 입장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도 있다. TSMC가 대만에 집중돼 있다는 것, 특정 벤더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 엔비디아, 구글, 애플 같은 회사들이 공급망을 분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삼성에는 이게 기회다.

줄 서는 빅테크들

구글이 10세대 TPU(코드명 아이스피시, Icefish) 생산을 삼성 파운드리에 맡기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9세대까지는 TSMC 독점이었다. 미디어텍과 설계 중인 이 칩은 2028년 양산이 목표인데, 메모리 입출력 다이는 2나노 공정으로 만들 전망이다. 삼성은 메모리 사업부(HBM)와 파운드리 사업부(다이 생산)를 묶어, 첨단 패키징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패키지 딜을 제안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AMD, BYD, 테슬라도 삼성과 협력을 논의 중이다. 특히 BYD는 4나노와 2나노 칩 생산을, AMD는 2028년 출시 예정 프로세서를 삼성에 맡기는 쪽으로 가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가 목표로 내건 건 2027년까지 파운드리 점유율 20%다. 수치 하나하나가 TSMC 독주에 균열을 내는 행보다.

뉴럴링크 뇌이식 칩 기술 개념

반등인가 반짝인가

솔직히 말하면, 삼성이 TSMC를 뒤집을 거라고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72% 대 6.5%는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수율, 기술력, 고객사 신뢰 모두에서 격차가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삼성 파운드리는 2023년부터 몇 년째 적자를 이어왔고, 흑자 전환 시점조차 계속 미뤄지고 있다.

그래도 이번 뉴럴링크 수주는 그냥 지나칠 사건이 아니다. TSMC 독점 거래처에서 삼성이 처음 수주를 따낸 케이스라는 점에서다. 구글 TPU가 현실화하면 두 번째 케이스가 된다. 빅테크가 삼성 파운드리를 '플랜 B'로 진지하게 보기 시작했다는 것 — 이 자체가 수년 전과는 다른 국면이다.

뇌 속에 들어가는 칩 하나가 반도체 지도를 바꾼다고 하면 과장이겠지만, 작은 균열이 쌓이는 방식으로 판이 흔들린다. TSMC가 72%를 먹을수록 공급망은 더 불안해지고, 삼성은 그 틈을 파고든다. 역설적 구조가 당분간은 계속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