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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안경 레이밴 메타 AI 글래스, 69만원에 한국 상륙 — AI 안경 전쟁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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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제니가 착용해 "제니 안경"으로 불리던 그 스마트 글래스가 드디어 한국 시장 문을 두드린다. 메타는 오는 5월 25일 레이밴 메타 2세대(Ray-Ban Meta Gen2)와 오클리 메타(Oakley Meta)를 국내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가격은 69만원부터.

솔직히 말하면, 처음 이 제품이 해외에서 나왔을 때 '안경에 카메라 달아 놓은 장난감'이라고 생각했다. 스마트 안경은 구글 글래스 때부터 반복해서 나왔다가 사라진 영역이었으니까. 근데 이번엔 다른 것 같다.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레이밴 메타 2세대 AI 글래스 제품 사진

12MP 카메라에 메타AI까지 — 진짜 스펙이 뭔가

레이밴 메타 2세대의 핵심은 카메라다.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를 안경테에 박아 넣었고, 3K UHD 영상 촬영을 지원한다. 1세대와 비교했을 때 해상도가 대폭 개선됐다.

배터리는 최대 8시간. 충전 케이스를 함께 쓰면 48시간까지 연장된다. 내장 저장 용량은 32GB, IPX4 등급 생활방수를 지원한다. 안경인데 생활방수라는 게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비가 살짝 맞거나 땀이 흘러도 된다는 뜻이니 실용적이다.

무엇보다 메타AI가 통합된 부분이 1세대와의 결정적 차이다. "헤이 메타"라고 말하면 된다. 지금 보고 있는 장면을 설명해 달라거나, 주변 식당을 추천해 달라거나, 번역을 요청할 수도 있다. 음성으로만 조작하는 핸즈프리 AI 어시스턴트다.

프라이버시 논란을 의식했는지 촬영 중에는 LED 표시등이 자동으로 켜진다. 주변 사람이 몰래 찍히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설계다. 이건 꽤 중요한 부분인데, 스마트 안경의 가장 큰 사회적 거부감이 '몰래 카메라' 우려였기 때문이다.

디자인 라인업은 국내 출시 기준으로 웨이페어러, 스카일러, 헤드라이너 세 스타일이다. 오클리 메타는 뱅가드와 HSTN 스타일로 스포츠 지향이다. 구매처는 백화점, 면세점, 안경원이며, 오클리 메타는 오클리 파트너 스토어에서도 살 수 있다.

메타 AI 글래스를 착용하고 도시에서 사용하는 모습

69만원 — 비싼가, 합리적인가

국내 출고가 69만원이다. 해외 정가는 299달러 수준이었는데, 환율과 현지화 비용을 고려하면 대략 이 정도 나온다.

일반 선글라스 프리미엄 제품이 30~50만원인 걸 생각하면, AI 기능이 포함된 스마트 글래스로서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니다. 다만 이 돈이면 에어팟 맥스를 살 수 있고, 갤럭시 워치 울트라도 살 수 있다. 경쟁 제품이 많다는 게 문제다.

실사용에서 핵심 사용 케이스는 세 가지로 좁혀진다. 핸즈프리 통화, 1인칭 영상/사진 촬영, 메타AI 질의응답. 여기에 딱 맞는 사용 패턴이 있다면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을 수 있다. 특히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면서, 또는 요리나 운동 중에 핸즈프리가 필요한 사람에겐 실용적이다.

반면 별도 디스플레이가 없다는 건 치명적 한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보를 시각적으로 바로 보여주지 못하고, 음성으로만 피드백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공공장소에서 "헤이 메타, 지금 날씨 어때?"를 외치는 게 어색하다면, 이 제품이 맞지 않을 수 있다.

메타 독주에 구글·삼성이 도전장

AI 안경 시장은 지금 메타가 사실상 독주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 안경 시장에서 메타의 점유율은 60~70%에 달한다. 레이밴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패션 신뢰도 덕분이다.

하지만 구글·삼성 연합이 이번 구글 I/O 2026에서 맞불을 놨다. 안드로이드 XR 기반 AI 글라스 두 종을 공개했는데, 파트너 브랜드로 젠틀몬스터와 워비파커를 선택했다. 젠틀몬스터는 한국 아이웨어 브랜드로 전 세계 MZ세대에게 인지도가 높고, 워비파커는 미국 직판 안경 브랜드다. 출시 시점은 올해 하반기로 예고됐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AI 글래스 전 세계 출하량이 87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대비 322% 증가 수치다. 폭발적인 성장이다.

메타가 선점한 시장에서 구글·삼성이 제미나이를 탑재한 안드로이드 XR 글라스로 반격에 나서는 구도다. 메타가 레이밴·오클리 패션 브랜드를 무기로 삼았다면, 구글·삼성은 젠틀몬스터의 디자인 감각과 제미나이의 AI 역량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이다.

AI 안경 시장 경쟁 — 메타 레이밴, 구글·삼성 젠틀몬스터, 오클리 메타

AI 안경 시대가 진짜 오는 걸까

10년 동안 IT 리뷰를 하면서 스마트 안경이 "이번엔 될 것 같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구글 글래스가 처음 나왔을 때도 그랬고, 인텔이 버즈 안경을 냈을 때도 그랬다.

근데 이번 레이밴 메타는 다른 이유가 하나 있다. 외관이 그냥 안경이다. 쓰고 다녀도 어색하지 않다. 구글 글래스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착용 시 사회적 시선 문제였다는 걸 생각하면, 이건 작은 차이가 아니다.

AI 어시스턴트의 완성도도 올라갔다. 메타AI는 단순한 음성 인식 수준이 아니라, 카메라로 본 장면을 인식하고 답을 내놓는다. 식당에서 메뉴판을 보면서 "이 중에 채식 메뉴 뭐야?"라고 물으면 분석해준다. 이런 기능은 2~3년 전 기술로는 불가능했다.

물론 확신하기는 이르다. 아직 배터리 지속시간도 짧고, 디스플레이 없이 음성만으로 인터랙션해야 하는 한계도 있다. 그리고 69만원은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개인적으론 구글·삼성이 하반기에 내놓을 안드로이드 XR 글라스가 더 기다려진다. 제미나이와의 통합, 그리고 젠틀몬스터 디자인 조합이 어떤 결과물을 낼지가 진짜 승부처다. AI 안경 시장이 두 강자의 경쟁 속에서 어떻게 커가는지, 올해 하반기가 첫 번째 변곡점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