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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분기 매출 122조, 젠슨 황이 AI 버블론을 정면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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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버블론이 나올 때마다 엔비디아 실적은 신기록을 썼다. 이번에도 그랬다.

20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2026 회계연도 1분기 결과를 공개했다. 매출 816억 달러, 원화로 122조 원이 넘는다. 전년 동기 대비 85%, 전 분기 대비 20% 성장이다. 12분기 연속 역대 최대 매출 신기록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788억 달러도 가볍게 넘었다. 영업이익은 53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7% 올랐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젠슨 황은 AI 버블 논란에 대해 선제적으로 입장을 냈다. "에이전틱 AI 시대에 접어들었고, AI는 이제 실제로 생산적이고 가치 있는 일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연산 역량이 매출과 영업이익에 직결되는 시대가 왔다." 그리고 향후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가 3조 달러를 향해 갈 것이라고 했다.

엔비디아 1분기 실적 발표

숫자 뒤에 있는 것

매출을 부문별로 쪼개면 구조가 명확해진다. 데이터센터가 752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92%다. 전년 동기 대비 92% 성장이다. 이 한 숫자가 엔비디아의 본체다. PC·게임·자율주행을 아우르는 에지 컴퓨팅 부문은 64억 달러로 29% 올랐다.

순이익은 583억 달러. 시장 예상치 429억 달러를 35% 이상 웃돌았다. 엔비디아가 이익을 얼마나 집중적으로 뽑아내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2분기 가이던스는 910억 달러다. 또 역대 최대 전망이다.

젠슨 황은 이날 올해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 1조 달러가 투자될 것이라고 봤다. 블랙웰과 차세대 루빈 플랫폼 합산 매출이 2027년 말까지 1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발언마다 단위가 달라진다. 억에서 조, 조에서 수조로.

버블론의 근거는 이렇다

그렇다면 AI 버블 우려는 왜 계속 나오는가. 핵심은 돈이 어디서 어디로 흐르느냐다.

오픈AI 구조를 예로 들면 이렇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중동계 펀드에서 수십조 원 투자를 받는다. 그 돈으로 엔비디아 칩을 산다. 엔비디아 실적이 오른다. 엔비디아는 오픈AI에 다시 투자한다. 오픈AI가 이를 레버리지로 더 큰 투자를 유치한다. 이 고리가 "1조 3000억 달러 규모의 순환 투자"라는 비판의 본체다. 외부에서 들어온 자금이 AI 생태계 안에서만 맴돌며 가치가 부풀려지는 구조라는 시각이다.

AI 데이터센터와 엔비디아 인프라

미국 VC 시어리벤처스는 엔비디아의 고객 지원 규모가 닷컴 버블 시절 루슨트의 14배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루슨트는 당시 고객사에 대출을 제공해 자사 장비를 사게 만든 뒤 버블 붕괴와 함께 무너진 기업이다. 골드만삭스 CEO 데이비드 솔로몬은 지난달 "닷컴 버블"을 직접 언급하며 AI 인프라 투자가 양극화로 이어질 위험을 경고했다. 오픈AI 출신 투자자 아셴브레너는 아예 엔비디아·오라클·브로드컴에 하락 베팅을 걸었다.

솔직히 이 구조적 우려가 완전히 틀렸다고 보기 어렵다. 닷컴 버블 때도 인터넷 기술 자체가 거짓은 아니었다. 아마존과 구글은 살아남았고 실제로 세상을 바꿨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밸류에이션과 속도였다. AI도 기술 자체는 실재한다. 다만 현재 투자 속도가 실제 수익화를 얼마나 앞지르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젠슨 황의 반론: 에이전틱 AI

그가 제시하는 논거는 "에이전틱 AI"다. 이전 세대 AI가 질문에 답하는 수준이었다면, 에이전틱 AI는 자율적으로 작업을 완수한다. 코드를 짜고, 보고서를 쓰고, 다른 AI를 지휘하며, 의사결정을 대신한다. 이 단계에서 AI는 단순 도구가 아니라 기업 매출과 이익에 직결된다는 논리다. 쓰면 쓸수록 ROI가 명확해지기 때문에 수요가 자연히 늘어난다는 얘기다.

엔비디아는 지난 18일 이 주장을 행동으로 뒷받침했다. 부사장 이언 벅이 스페이스X, 오픈AI, 앤트로픽, 오라클 클라우드에 '베라(Vera)' CPU를 직접 손으로 납품했다. 베라는 엔비디아가 처음으로 독자 설계한 AI 에이전트 전용 CPU다. 올림푸스 코어 88개, 메모리 대역폭 초당 1.2테라바이트. GPU가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도구라면, 베라는 학습된 AI가 실제로 일하는 환경을 위한 칩이다. GPU 일변도이던 엔비디아가 CPU 시장으로 첫발을 뗀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이날 X에 "Vera nice, Vera nice"라고 짧게 올렸다. 굳이 설명이 필요 없었다.

AI 에이전트 투자 흐름과 반도체 생태계

12분기 연속, 이게 버블이라면

10년 넘게 IT 업계를 봐온 입장에서 말하면, 버블과 과열은 다르다. 닷컴 버블은 수익 모델이 없는 기업에 수천억 달러 가치가 붙었을 때다. 엔비디아는 이 분기에만 매출 122조 원, 순이익 58조 원을 찍었다. 이걸 버블이라 부르려면 버블의 정의를 다시 써야 한다.

물론 순환 투자 구조의 취약성은 진짜 위험이다. 오픈AI 투자자들이 엑시트하는 시점에 자금 흐름이 어떻게 꺾일지, 누가 최후의 매수자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에이전틱 AI가 기업 현장에서 실제로 ROI를 증명하느냐도 아직 진행 중이다.

다만 젠슨 황은 12분기 동안 틀리지 않았다. 매 분기 예상치를 넘기고, 다음 분기 가이던스를 더 높게 잡았고, 또 넘겼다. 이건 운만으로 설명이 안 된다. 에이전틱 AI 시대가 실제로 열리고 있다면, 3조 달러 발언은 과장이 아닐 수 있다. 그 답은 향후 2~3분기 실적이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