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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북 공개 — 크롬북 접고 AI 노트북 만든다, 삼성·HP·델 가을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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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5월 12일(현지 시간), 구글 I/O 2026 본행사를 일주일 앞두고 선행 이벤트 '안드로이드 쇼: I/O 에디션'을 열었다. 여기서 두 가지를 발표했다. 하나는 안드로이드 전체를 AI 에이전트로 탈바꿈시키는 '제미나이 인텔리전스', 또 하나는 크롬북을 대체할 새 노트북 카테고리 '구글북(Googlebook)'이다.

솔직히 예상보다 컸다. 구글북 하나만으로도 행사 분량이 충분했을 텐데, 안드로이드 AI 에이전트까지 한꺼번에 들고 나왔다. 구글 I/O 본행사가 7일 뒤인데 이게 '사전 행사'라니, 구글이 이번 5월에 쏟아낼 게 얼마나 많은 건지 감이 온다.

구글북 — AI 노트북의 새 카테고리

구글북은 뭔가 — 크롬북의 후계자

구글북은 AI를 처음부터 설계에 넣은 노트북이다. 크롬OS와 안드로이드를 합친 새 플랫폼 위에서 작동하고, 제미나이 인텔리전스가 시스템 전체에 깔린다.

크롬북과 뭐가 다른가. 크롬북은 웹 중심이었다. 구글북은 안드로이드 앱을 네이티브로 돌리고, 스마트폰과 연동해 폰의 앱을 노트북에서 그대로 쓸 수 있다. 거기에 AI 커서 '매직 포인터'가 붙는다. 마우스를 텍스트나 이미지 위에 올려두면 제미나이가 즉석에서 요약하고 관련 작업을 제안한다. 문서 위에 올리면 요약이 뜨고, 사진 위에 올리면 피사체를 인식한다. 별도로 제미나이 앱을 열지 않아도 된다.

디자인은 구글 브랜딩에서 따온 'Glowbar'라는 빛나는 조명 띠가 측면에 달린다. 사진으로 봤을 때 꽤 독특한데, 애플 맥북 네오의 감성 디자인을 의식한 것 같다. 파트너는 에이서(Acer), 에이수스(ASUS), 델(Dell), HP, 레노버(Lenovo). 출시 시점은 2026년 가을. 가격대는 아직 공개 안 됐지만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구글이 "프리미엄 포지션"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크롬북처럼 저가 학교용이 아니라는 뜻이다.

기존 크롬북 사용자는 어떻게 되나. 구글에 따르면 일부 최신 크롬북은 구글북 소프트웨어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한다. 전부는 아니고 하드웨어 스펙이 맞는 기기만이다.

제미나이 인텔리전스 — AI가 폰을 직접 조작한다

제미나이 인텔리전스 — 앱을 넘나드는 AI 에이전트

제미나이 인텔리전스는 스마트폰 운영체제에 AI 에이전트를 심는 것이다. 시리나 빅스비처럼 특정 앱 안에서만 도는 게 아니다. 시스템 전체를 가로지른다.

구글이 시연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메모 앱에 적어둔 장보기 목록을 제미나이한테 보여주면서 "배달 앱 장바구니에 담아줘"라고 하면, 제미나이가 스스로 앱을 열고 아이템을 검색하고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 직전까지 처리한다. 마지막 결제 버튼만 사람이 누른다. 음식 배달 주문, 예약, 일정 추가도 마찬가지다. 여러 앱을 넘나들며 알아서 처리한다. 구글 표현으로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 답을 주는 게 아니라 행동하는 AI다.

10년 넘게 스마트폰을 써온 입장에서, 이게 제대로 작동한다면 진짜 달라진다. 나는 배달 앱 쓸 때 장바구니에 담다가 빠진 걸 메모에서 복사 붙여넣기하는 귀찮음이 늘 있었는데, 그게 사라지는 거다.

Gboard에는 '램블러(Rambler)' 기능이 생긴다. 말을 하다가 군말이나 끊긴 문장이 나와도 제미나이가 자동으로 깔끔하게 다듬어준다. 음성 입력을 많이 쓰는 사람한테는 꽤 쓸모 있을 것 같다.

홈 화면 위젯도 직접 만들 수 있게 됐다. '위젯 만들어줘'라고 하면서 원하는 기능을 자연어로 설명하면 AI가 위젯을 생성해준다. "매주 고단백 식단 3가지 추천"이라고 입력하면 그 기능을 하는 위젯이 뚝딱 만들어진다. 제미나이 코드가 뒤에서 돌아가는 구조다.

제미나이 인텔리전스는 올여름 삼성 갤럭시 최신 기종과 구글 픽셀 폰에 먼저 들어온다. 연말쯤 웨어 OS 스마트워치, 안드로이드 오토, 스마트 안경, 노트북으로 확대 예정이다.

맥북 네오 맞서 안드로이드 진영 집결

구글북 커스텀 위젯 — 자연어로 만드는 홈 화면

구글북이 나온 배경에는 애플이 있다. 애플은 맥OS와 iOS를 하나로 묶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맥북 네오가 그 정점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와 크롬OS를 합쳐 구글북을 내놓는 식으로 대응한다. 구도 자체는 단순하다. 애플 생태계 vs 구글·안드로이드 생태계, 노트북에서도 한 판 더 붙겠다는 거다.

흥미로운 건 삼성이 구글북 하드웨어 파트너 목록에 없다는 점이다. 갤럭시 S26이 제미나이 인텔리전스 1차 적용 기기임에도 불구하고 노트북 파트너에서는 빠졌다. 삼성이 갤럭시북 라인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겹친다는 계산이 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이거나. 어느 쪽이든 삼성이 나중에 합류하면 시장 규모가 훨씬 커진다.

일주일 뒤 본행사가 더 남았다

어제 발표가 '사전 행사'였다는 게 여전히 흥미롭다. 구글 I/O 2026 본행사는 5월 19~20일이다. 어제는 안드로이드와 하드웨어 쪽을 꺼낸 거고, 본행사에서는 제미나이 모델 업데이트와 AI 검색, XR 글래스 관련 발표가 대기 중이다.

IT 블로그 오래 하면서 구글 I/O를 거의 매년 지켜봤는데, 사전 행사가 이 정도 규모인 건 처음이다. 구글이 이번 5월에 어지간한 걸 다 꺼내놓을 모양이다. 구글북이 진짜 크롬북 대체재가 될 수 있을지, 제미나이 인텔리전스가 실제 일상에서 얼마나 편한지 — 가을 출시 이후에나 알 수 있겠지만, 지금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