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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Z 폴드8 와이드 4.3mm, 아이폰 폴드 잡으러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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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처음으로 자기 공식을 깼다.

2019년 갤럭시 Z 폴드 출시 이후 6년 동안, 삼성의 대화면 폴더블폰은 한 모델이었다. 세로로 길쭉한 직사각형 화면, 같은 폼팩터, 해마다 조금씩 스펙 업그레이드. 갤럭시 Z 폴드는 그 방식으로 폴더블 시장 1위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올해 7월 22일 영국 런던 언팩에서 삼성은 처음으로 이 라인을 둘로 쪼갠다.

갤럭시 Z 폴드8과 갤럭시 Z 폴드8 와이드. 이름은 비슷하지만 화면 비율부터 폼팩터까지 방향이 다른 두 제품이다. 왜 갑자기 이런 선택을 했을까. 이유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올 가을, 애플이 처음으로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한다.

와이드 폴드, 기존 Z 폴드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

기존 Z 폴드 시리즈를 써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느꼈을 것이다. 화면이 크긴 한데, 태블릿 대용으로 쓰기엔 뭔가 어중간하다는 느낌. 펼쳤을 때 가로 폭이 좁아서, 영상을 보거나 문서를 편집할 때 좌우 공간이 아쉬웠다. 블로그 하다 보면 주변에 Z 폴드 사용자들이 꽤 있는데, "솔직히 패드 대용으로 쓰기엔 좀 그렇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와이드 폴드는 이 불만을 정면으로 건드린다. 펼쳤을 때 비율이 4:3이다. 가로 방향으로 화면을 대폭 넓혔다. 내부 디스플레이 7.6인치, 외부 커버 화면 5.4인치. 전체 크기는 펼쳤을 때 123.9 x 161.4mm다. 아이패드 미니와 비슷한 화면 비율이라고 하면 감이 온다. "폴더블인데 패드처럼 쓸 수 있다"는 게 이 기기가 내세우는 핵심이다.

두께도 눈에 띈다. 펼쳤을 때 4.3mm라는 수치가 나왔다. 접었을 때는 9.8mm. 갤럭시 Z 폴드7이 접었을 때 약 12mm였으니 상당히 얇아졌다. 화웨이 퓨라X 맥스보다도 얇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다만 4.3mm와 4.9mm 두 가지 루머가 동시에 유통 중이라 어느 수치가 맞는지는 공식 발표 전까지 확인이 안 된다. 어느 쪽이든 역대 폴더블 최박형 수준에 들어오는 건 맞다.

카메라는 망원을 빼고 2개로 단순화될 것이라는 루머가 있다. 폼팩터를 얇게 구현하기 위한 트레이드오프다. 기존 Z 폴드8 기본형에는 망원이 그대로 남는다.

삼성 갤럭시 Z 폴드8 와이드 — 4:3 비율 와이드 폴더블 디스플레이

100만대 생산 계획이 말해주는 것

와이드 폴드 생산 계획이 100만대다.

숫자만 보면 크지 않아 보이지만 맥락이 다르다. 삼성이 최근 3년 동안 폴더블 특별 모델을 낼 때 처음부터 100만대를 잡은 적이 없었다. 갤럭시 Z 트라이폴드도 초기엔 수십만 대 수준에서 시작했다. 와이드 폴드를 처음부터 이 규모로 찍겠다는 건, 삼성 내부에서 이 폼팩터에 본격적으로 베팅하고 있다는 신호다.

이유는 하나다. 아이폰 폴드의 출시 전에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은 올 가을 출시가 유력하다. 예상 가격이 최대 2399달러, 국내로 환산하면 354만원 안팎이다. 삼성 Z 폴드8 기본형은 미국 기준 1999달러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가격에서 삼성이 앞서는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

게다가 삼성은 이미 7년째 폴더블 시장 1위다. 소프트웨어 최적화, 앱 호환성, 힌지 내구성 데이터 모두 애플보다 훨씬 많이 쌓여 있다. 폴더블 시장이 대중화되기 전에 폼팩터를 다양화해서 선택지를 늘려놓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와이드 폴드가 순전히 아이폰 폴드를 겨냥한 설계인지는 따져봐야 한다. 애플이 어떤 화면 비율로 나올지 아직 확정된 게 없다. 4:3 비율을 택한 건 태블릿 앱 호환성을 높이고 갤럭시 AI 멀티태스킹을 극대화하려는 내부 판단도 컸을 것이다. 경쟁사를 의식하면서 동시에 자기 약점을 보완한,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잡은 선택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갤럭시 Z 폴드8 기본형과 와이드 폴드 — 두 폼팩터 비교

폴드8 기본형도 제대로 바뀐다

와이드 폴드에 시선이 몰리면서 Z 폴드8 기본형이 묻히는 분위기인데, 업그레이드 내용이 적지 않다.

배터리가 5000mAh로 커진다. 전작보다 600mAh 늘었다. 45W 초고속 충전과 25W 무선 충전도 지원한다. 폴더블 특성상 배터리가 크면 무거워지는 문제가 늘 있었는데, 디스플레이 박막화 기술이 올라오면서 이 딜레마를 조금씩 해소하고 있다.

카메라에서도 드디어 변화가 있다. 초광각이 50MP로 업그레이드된다. Z 폴드 시리즈가 오랫동안 12MP 초광각을 써왔는데, 갤럭시 S 시리즈 대비 카메라에서 뒤처진다는 지적이 계속 있었다. 늦었지만 반가운 변화다.

가장 기대되는 건 디스플레이다. CES 2026에서 삼성이 공개한 크리스레스(creaseless) 기술이 폴드8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폴딩 부분의 플라스틱 지지층을 얇은 금속 강화 플레이트로 교체해서, 접히는 선이 눈에 잘 띄지 않고 화면이 원래 모양으로 돌아오게 만든 기술이다. 폴더블을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그 주름선이었는데, 이게 제대로 구현된다면 폴더블 전체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

국내 가격 최대 370만원, 어떻게 볼 것인가

가격 얘기를 빼면 반쪽짜리 분석이다.

Z 폴드8 1TB 모델이 국내에서 최대 370만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부품 가격 인상과 고환율 여파다. 기본 256GB 모델은 전작과 비슷한 수준에서 출발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와이드 폴드는 기본형보다 더 비싸게 책정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300만원이 넘는 폰을 살 사람이 얼마나 되냐고 물어보면, 솔직히 많지 않다. 그런데 폴더블 구매층은 원래 얼리어답터와 프리미엄 소비자들이다. 이 층에서 경쟁 구도가 삼성 대 애플로 재편되면, 시장 자체가 커진다는 효과도 있다. 지금까지는 폴더블 시장에서 삼성이 사실상 혼자 경쟁하는 셈이었는데, 애플이 들어오면 카테고리 전체의 인지도가 높아진다.

10년 가까이 스마트폰 씬을 지켜보면서 느끼는 건, 폼팩터 경쟁에서 뒤처지면 만회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갤럭시 노트가 사라지고 S 울트라로 흡수된 게 좋은 예다. 삼성이 와이드 폴드를 처음부터 100만대로 밀어붙이는 건, 아이폰 폴드가 출시되기 전에 소비자들이 와이드 폼팩터 자체를 '삼성이 만드는 것'으로 각인시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개인적으로는 와이드 폴드 방향이 맞다고 생각한다. 기존 Z 폴드는 폰치고 크고 패드치고 작은 애매한 자리였다. 와이드 폴드는 적어도 태블릿 대용으로 쓰겠다는 명확한 목적이 보인다. 가격이 어떻게 확정되고, 7월 22일 런던 언팩에서 실제 제품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이 베팅의 진짜 성패를 가를 것이다.

폴더블 시장 패권 — 삼성 갤럭시 Z 폴드8 vs 아이폰 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