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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영업이익 89조, 엔비디아 제쳤다—HBM4가 만든 역대급 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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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동안 삼성전자가 번 영업이익을 전부 더하면 82조8천억원이다. 그런데 지난 7월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026년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89조4천억원이다. 3년치보다 6조원 넘게 더 벌었다. 한 분기에.

이 숫자가 얼마나 비현실적인지는 글로벌 비교를 해야 실감이 온다. 엔비디아가 2027 회계연도 1분기(2026년 2~4월)에 기록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 약 535억달러, 원화로 81조8천억원이다. 삼성전자가 그것도 넘어섰다. 애플도 제쳤다. 한 분기 영업이익 기준으로 지금 지구상에서 삼성전자보다 더 많이 번 기업이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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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가 말하는 것

매출은 171조원. 전 분기 대비 27.7% 늘었고,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29.3% 급증했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더 극적이다. 전년 동기 대비 1,810%.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이 4조7천억원이었으니까, 1년 만에 19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3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이다. 작년 4분기도, 올 1분기도 매번 기록을 갈아치웠는데 이번에 또 뛰어넘었다. "AI 슈퍼사이클"이라는 말이 마케팅 용어처럼 들렸는데, 이 실적 앞에서는 그냥 현실 묘사다.

주목할 숫자가 하나 더 있다. 이번 영업이익은 노사 합의로 지급 예정인 성과급 충당금 약 19조원을 이미 제하고 남은 수치다. 충당금 전 기준으로 실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1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공식 발표 수치만으로도 역대급인데, 실질 수익은 그것보다 훨씬 크다는 얘기다.

HBM4가 만든 풍경

이 실적의 핵심은 반도체, 그중에서도 HBM4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세계 최초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 SK하이닉스도 마이크론도 아직 따라오지 못한 시점이었다. "세계 최초"라는 수식이 실적으로 직결된 사례가 흔치 않은데, 이번에는 달랐다.

양산 출하 후 약 4개월 만에 HBM4 누적 매출이 10억달러를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100억달러 달성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올해 HBM4 생산 물량은 이미 완판됐고, 장기공급계약도 논의 중이다. 수요가 공급을 완전히 압도하고 있다.

가격도 폭등했다. 2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5863% 올랐다. HBM 가격은 5358% 상승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에 사활을 걸면서 메모리를 아무리 비싸도 사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 협상 주도권이 삼성전자로 완전히 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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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는 천국, 파운드리는 지옥

그런데 이 눈부신 실적에는 그늘도 있다. 반도체 사업부(DS부문) 안에서도 성과가 완전히 엇갈렸다.

메모리 사업부는 말 그대로 천국이다. HBM4 물량 확대, D램 가격 급등이 맞물리면서 DS부문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문제는 시스템반도체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는 2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추정으로는 영업손실이 2조원 이상으로 오히려 악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동률 문제와 선단 공정 경쟁에서 TSMC에 뒤처진 구조적 약점이 여전하다. 전체 89조 영업이익이 사실상 메모리 혼자 번 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솔직히 이 부분은 좀 걱정된다. HBM4로 역사를 썼지만, 파운드리가 계속 발목을 잡는 구조라면 "반도체 황제"라는 타이틀이 반쪽짜리일 수 있다. 메모리 업황이 꺾이는 순간이 오면 갑자기 취약해질 수 있다는 리스크다. 증권사들은 파운드리 흑자전환 시점을 2027년 연간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그것도 낙관적인 시나리오에 해당한다.

하반기에는 HBM4E(5세대 이후 확장판) 첫 샘플 공급도 계획 중이다. 메모리 경쟁력을 더 앞서가겠다는 의도인데,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에서 반전이 없다면 성장의 다리가 한 쪽뿐인 상태가 계속된다.

AI 슈퍼사이클, 진짜인가 거품인가

블로그를 10년 넘게 하면서 "이번엔 다르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PC 혁명, 스마트폰 혁명, 클라우드 혁명. 매번 그 말이 나왔고, 어떤 건 진짜 혁명이었고 어떤 건 고점 신호였다.

지금 AI 투자 국면도 같은 질문을 받고 있다. 월가에서는 JP모건 같은 곳이 "AI 반도체 신규 공급 설비가 2028년까지 확보되기 어렵고 만성 공급 부족"이라며 낙관론을 펼치는 반면, 반대편에서는 "AI 거품 꺼질 수도"라는 경고도 나온다.

내 생각엔 둘 다 맞다. AI 인프라 수요 자체는 진짜다. 지금 데이터센터에 꽂히는 GPU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HBM 메모리 수요는 단기 투기가 아니라 구조적인 전환이다. 하지만 주식 가격과 실제 수요 사이에는 항상 간격이 생긴다. 삼성전자 89조 영업이익이 현실이어도, 이것이 영원히 계속된다는 보장은 아무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실적이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AI 슈퍼사이클은 아직 한창이고, 그 과실을 가장 먼저 먹어치우고 있는 건 HBM이다. 그리고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기업이 삼성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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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더. 7월 24일 공식 실적 발표일에 사업부별 세부 숫자가 공개된다. 잠정실적에는 DS부문과 MX(모바일) 부문의 분류가 없다. 파운드리 적자가 얼마나 됐는지, 메모리가 정확히 얼마를 벌었는지는 그때 나온다. 89조라는 숫자보다 그 내용물이 더 중요하다. 공식 발표에서 나오는 세부 내역을 다시 한 번 뜯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