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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시리에서 홀대받은 2년 — 오픈AI, 애플 법적 대응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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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있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They haven't even made an honest effort)."

오픈AI 내부에서 애플을 향해 나온 말이다. 블룸버그가 5월 14일 단독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오픈AI는 외부 로펌을 선임해 애플에 대한 법적 대응 옵션을 적극 검토 중이다. 전면 소송 제기부터 계약 위반 공식 통지까지 범위를 넓혀놓고 있다.

2024년 6월 WWDC. 팀 쿡이 스테이지에 올라 샘 올트먼과 악수를 나눴을 때, 이 파트너십이 2년 만에 법무팀 테이블 위에 올라올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을 거다.

챗GPT-시리 파트너십 균열

약속은 이랬다

2024년 WWDC에서 발표된 계약은 단순했다. 챗GPT를 애플 운영체제 전반에 깊숙이 통합한다. 시리, 라이팅 툴(Writing Tools), 비주얼 인텔리전스(Visual Intelligence),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Image Playground), 단축어(Shortcuts)까지 다섯 영역이었다.

오픈AI가 기대한 건 단순한 브랜드 노출이 아니었다. 아이폰 사용자 수억 명이 챗GPT를 경험하고, 그중 상당수가 유료 구독으로 전환된다는 시나리오였다. 내부적으로는 이 파트너십이 연간 수조 원(수십억 달러) 규모의 구독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봤다.

현실은 달랐다.

챗GPT를 찾아가는 길이 너무 멀었다

시리에서 챗GPT를 쓰려면 사용자가 직접 "챗GPT"라는 이름을 언급해야 한다. 그냥 "시리야, 이것 도와줘"로는 챗GPT가 등장하지 않는다. 애플이 챗GPT를 기본값으로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것이다.

기능도 제한적이다. 독립 앱 버전과 비교하면 시리를 통한 챗GPT는 할 수 있는 게 훨씬 적다. 앱을 별도로 다운받은 사용자들이 훨씬 더 풍부한 기능을 쓸 수 있으니, 시리를 통해 챗GPT를 처음 접한 사람이 유료 구독으로 넘어갈 동기 자체가 약하다.

솔직히 말하면, 이 구조는 처음부터 좀 이상했다. 애플이 자사 제품에서 경쟁사 AI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줄 이유가 없으니까. 오픈AI는 애플이 단순한 유통 채널이 아닌 진정한 파트너가 되길 원했는데, 애플 입장에선 그냥 통합 기능 중 하나를 추가한 것뿐이었을 거다.

시리에서 여러 AI 모델 선택

애플의 선택, 제미나이에 연 1조 원

갈등의 핵심은 따로 있다. 애플은 작년 말 구글과 별도 계약을 맺었다. 구글 제미나이 모델을 차세대 시리의 핵심 AI 엔진으로 채택하는 내용이다.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1.2조 파라미터 규모의 커스텀 모델을 애플에 공급하고 있으며, 애플이 연간 약 1조 원(약 7억~8억 달러 수준)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앤트로픽의 클로드도 iOS 27 통합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iOS 27에서는 '확장(Extensions)'이라는 새로운 AI 연동 아키텍처가 도입될 예정인데, 사용자가 시리를 통해 여러 외부 AI 모델 중 하나를 골라 쓸 수 있는 구조다.

챗GPT 입장에선 2년 전엔 파트너였는데 지금은 선택지 중 하나로 밀린 셈이다.

오픈AI는 이 부분에 대해선 법적 대응의 직접 원인이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계약 자체가 독점을 전제로 한 게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타이밍상 제미나이 낙점 소식이 나온 직후 법적 대응 검토가 공론화됐다는 건 누구나 눈치챌 수 있다.

WWDC 2026, 6월에 판이 바뀐다

6월 WWDC 2026은 이 구도의 분수령이 될 것 같다. 애플이 제미나이 기반의 새 시리, iOS 27의 AI 확장 아키텍처를 공식 공개할 예정이다. 여기서 챗GPT가 어느 위치에 놓이느냐에 따라 오픈AI의 다음 행보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오픈AI는 전면 소송보다 계약 위반 공식 통지(breach-of-contract notice)를 먼저 발송하는 방향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한다. 법정 싸움보다는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의도로 읽힌다. "최종 결정은 나지 않았고 오픈AI는 여전히 법정 밖에서 해결을 원한다"는 말이 블룸버그를 통해 나온 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오픈AI와 애플 법적 분쟁 검토

이 싸움이 보여주는 것

개인적으로 이 상황에서 흥미롭게 보는 건 파워 게임의 방향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AI 업계에서 애플과의 파트너십은 대단한 것처럼 여겨졌다. 아이폰 플랫폼에 올라탄다는 건 엄청난 사용자 기반에 접근한다는 의미니까.

그런데 지금 오픈AI가 "애플이 성의 없었다"고 말하는 장면을 보면, 어느새 힘의 균형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 챗GPT는 더 이상 애플 플랫폼이 없어도 존재감이 충분한 서비스가 됐다. 반대로 애플은 제미나이, 클로드, 챗GPT를 모두 저울질하며 어느 것도 독점적 지위를 주지 않으려 한다. 애플 특유의 전략이다 — 공급사 간 경쟁을 붙여 협상력을 유지한다.

이 분쟁이 실제 소송으로 이어지든, 재협상으로 마무리되든 간에 결과는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iOS 27 이후 시리는 단일 AI 모델 종속에서 벗어나 플랫폼화한다. 애플은 AI 레이어의 지배권을 쥐고, AI 회사들은 접근권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다.

챗GPT가 시리 안에서 어떤 대우를 받았든, 오픈AI가 2년 동안 배운 건 아마 이거 아닐까. 남의 플랫폼에서 싸우는 건 불리하다. 그래서 조니 아이브와 손잡고 자체 하드웨어를 만들려는 것일 테다.


이 글의 원보 출처는 블룸버그(2026년 5월 14일 보도)이며, AI타임스·헤럴드경제·전자신문 등 국내 매체를 교차 확인했습니다.